글 박경희 / 출간일 2016-02-26 / 분량 256 / 가격 12,000원
조각을 전공했던 지훈은 어느 순간부터 사진에 끌리고 있었다. 대학 졸업식을 앞두고 조각과 사진 중 선택의 기로에 서 있던 지훈은 인도로 여행을 떠났다. 좀처럼 자신의 길이 무엇인지 갈피를 잡지 못한 지훈은 다람살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큰 기대 없이 명상 수행을 시작했고, 한국으로 돌아온 지훈은 카메라를 선택했다.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을 선택한 탓일까. 차츰 지훈은 상업적인 성공을 이루어가며 잘나가는 사진작가가 되었다. 바쁜 일상에 쉼표를 찍고 싶었던 지훈은 스튜디오를 후배에게 맡기고 외곽지에 자신만의 오두막에서 생활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1년 후 어느 날, 식은땀을 흘리며 꿈에서 깨어난 지훈은 자신의 입에서 나직이 새어 나온 한마디가 칼날이 되어 심장의 한 귀퉁이를 찌른 듯했다. 결국 지훈은 잃어버린 사랑을 찾아 떠난다. 마지막 선택을 향한 유예의 시간과도 같은 7주 동안의 기록. 그 일상을 따라가면 6년 전 기억의 편린 속에 한 여인이 떠오른다. 그리고 북인도 계곡마을, 티베트 망명사회의 삶과 정경이 이야기 속으로 흘러든다. 그 안에서 불교의 공사상과 마주한 인간의 실존을 성찰하고, 천년의 인연 앞에 가로놓인 첨예한 현실과 선택의 문제를 제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