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치의 옷장엔 치마만 100개』
‘다름’의 차이를 이해하다!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담아낸 그림책!『꽁치의 옷장엔 치마만 100개』의 주인공 꽁치는 열 살 남자아이입니다. 꽁치는 사회가 규정지은 남자로만 살아가지 않습니다. 꽁치는 치마를 너무 좋아하고, 심지어 사과소녀 선발대회에도 나가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엄마와 학교 선생님은 그런 꽁치의 행동을 저지합니다. 엄마는 꽁치가 좋아하는 치마를 모두 빼앗아버립니다. 결국 꽁치의 친구들이 의기투합하여 꽁치가 좋아하는 것, 꽁치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친구들이 꽁치를 사랑하듯이 엄마도 꽁치를 서서히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오늘날 사회가 급성장해가는 만큼 아이들의 성숙 과정도 차츰 앞당겨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기도 합니다. 보통의 아이들과 크게 다를 바 없이 평범해 보였던 아이가 어느 순간 낯선 행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당혹스럽겠지만 시간을 두고 조금씩 다름을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의 삶은 ‘보통’이나 ‘평균’이라는 말로 통계를 내듯 규정지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선택하고, 자신을 사랑하다꽁치는 오늘도 학교 갈 준비를 합니다. 옷장 문을 열고 어떤 옷을 고를지 고민합니다. 사실 꽁치의 옷장엔 치마만 가득할 뿐인데 말입니다. 꽁치는 치마를 고르고 입을 때면 너무 행복합니다. 이런 꽁치에게서 어떤 누구도 치마를 뺏을 권리는 없습니다.
우리 사회는 수많은 규범과 법에 따라 질서가 유지됩니다. 모든 순간이 역사가 될 수 있듯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규범과 법은 변화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보편화시켜 모든 사람이 지켜야만 한다고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획일적인 보편화가 이루어지기도 하는 또 다른 작은 사회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아이들의 교육 공간인 학교입니다. 꽁치는 체육 수업 시간이 되자 체육복을 갈아입기 위해 여자 탈의실로 향합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꽁치를 붙잡아 남자 탈의실로 보냅니다. 꽁치를 사랑하는 친구들은 꽁치가 여자 탈의실로 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어느 날, 꽁치는 담벼락에 붙여진 사과소녀 선발대회 포스터를 보게 됩니다. 집으로 돌아온 꽁치는 부모님께 사과소녀 선발대회에 나가고 싶다고 말합니다. 꽁치는 벌써부터 설렙니다. 예쁜 치마를 입고 워킹 연습을 하고, 우승 소감도 미리 연습합니다. 그런 꽁치의 모습을 본 엄마는 당혹스러워합니다. 엄마는 아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명확하게 알고 있지 않다고만 생각합니다. 그래서 엄마는 꽁치의 옷장에 있던 치마를 모두 치워버립니다.
꽁치는 그저 치마를 좋아할 뿐입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한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각기 다른 얼굴과 다른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도 모두 다릅니다. 그 다름을 한 가지 기준으로 판단하여 틀리다고 쉽게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일상을 함께해온 사랑하는 이들이 있어 희망적이다!꽁치의 옷장에 치마가 모두 사라진 후, 가족들이 둘러앉은 식탁에는 꽁치만 없습니다. 꽁치가 없는 학교는 텅 빈 것만 같습니다. 친구들은 최고의 골키퍼가 되어주고, 공기놀이에 제격이던 꽁치의 치마폭이 그립습니다. 친구들은 꽁치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꽁치를 위해 저마다 가지고 있는 치마를 하나둘씩 모읍니다. 꽁치와 친구들은 함께 사과소녀 선발대회장으로 향합니다. 치마 입은 꽁치가 무대에 올라서자 관객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때 무대 건너편에서 큰 소리로 꽁치를 응원하는 가족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치마 입은 꽁치가 세상에서 제일 예뻐!”
『꽁치의 옷장엔 치마만 100개』를 통해 소수자의 삶, 다름의 차이를 우리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