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서 소 개

 

살아남은 아이
글쓴이
한종선, 전규찬, 박래군
출간일
2014-08-08
가격
14,500원
판형
150*210mm
분량
392 Page
ISBN
979-11-85298-21-4
도서소개

『살아남은 아이』

우리는 어떻게 공모자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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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입을 열기 시작한다.
1984년 어느 늦은 밤, 9살 종선은 낯선 곳으로 끌려간다.
어린 종선에게 그곳은 지옥.
그러나 종선은 살아남는다.
그로부터 28년. 종선이 떠듬떠듬 입을 연다.
37살의 육체에 갇힌 9살 아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겉모습은 37세의 아저씨지만 내면은 그게 아닌 것 같다. 그냥 나는 9살, 12살의 꼬마가 아닐까? 그러니까 9살짜리 꼬마가 이렇게 글을 써서 들어달라고 하는 거다. 들어주세요. 우리 얘기를 들어주세요. 어두운 곳에 갇혀 있는 우리를 봐주세요. 하고 말이다.”
- 한종선, 『살아남은 아이』 중에서

“역사는 반복되며, 인권이 끝나는 곳에서 지옥은 시작된다.”
- 고은태 (엠네스티 국제집행위원, 중부대 교수)

“반복을 멈추기 위해서 우리는 그의 기억과 마주해야 한다.”
- 유희원 (KBS <추적60분> PD)


인권이 끝나는 곳에서 지옥은 시작된다.
형제복지원 사건. 상상할 수조차 없는 폭력과 인권유린. 1987년 폐쇄될 때까지 12년간 복지원 자체 기록으로만 513명이 사망하였고, 다수의 시체가 의대에 팔려나가 시신조차 찾지 못한 사건. 가히 한국판 아우슈비츠라 할 수 있는 이 사건은 전두환 정권의 폭압과 87년 민주화 투쟁의 열기 속에 묻혀 버렸고, 끝내는 국가에 의해 면죄부가 발행된다. 하지만 복지원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 살고 있다.
9살 종선은, 1984년 12살이던 누나와 함께 복지원에 끌려간다. 그로부터 3년. 아이는 지옥을 경험한다. 1987년 복지원이 폐쇄된 후에도 ‘짐승의 기억’은 그의 삶을 유린한다. 그의 누나와 술 취해 잠자다 끌려온 그의 아버지는 평생을 정신병원을 떠돌아야만 했다. 이 사건은 누구의 책임인가? 그리고 우리는 이 참혹한 사건을 어떻게 잊을 수 있었나?

짐승의 기억을 잊지 못하는 아이
2012년 종선은 국회 앞 1인 시위를 시작한다. 망가진 육체와 여전히 짐승의 기억에서 놓여나지 못한 영혼을 부둥켜안고 억울하다고 외친다. 제 손으로 만든 피켓을 들고 모두가 잊어버린 사건을 다시 기억하기를 요구한다. 그러나 묻힌 사건은 한둘이 아니고, 사람들은 언제나 바쁘다. 그리던 어느 날 종선은 누군가를 만난다. 그로부터 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는 한때 개였고 소였다고. 나는 괴물이라고 말하는 종선이 인간의 언어를 토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말’을 찾아낸다. 지옥에서 살아남았으나 아직도 짐승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이, 37살 육체에 갇힌 9살 아이가 28년 만에 입을 열기 시작한다. 진실은 두렵고 참혹하다. 듣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떨리고,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는 제 안의 짐승에게 잡아먹히지 않았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진실을 무기로 우리 앞에 선다. 모두가 외면하던 그 긴 세월을 견뎌내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무서우리만치 차분한 그의 읊조림은 그래서 숭고함마저 느껴진다.

역사의 반복을 멈추기 위해 우리는 그의 기억과 마주해야 한다.
복지원 피해자인 한종선이 증언하고 문화연구자 전규찬과 인권활동가 박래군이 함께 한 『살아남은 아이』는 지옥에 관한 기록이다. 우리들의 공모로 빚어져, 우리를 대신하여 끌려간 이들로 채워진 지옥. 역사는 반복되며, 인권이 끝나는 곳에서 지옥은 시작된다. 이 반복을 멈추기 위해서 우리는 고통스럽더라도 그의 기억과 마주해야 한다. 

작가소개
글 : 한종선

1987년 부산형제복지원 피해자다. 저자의 누나와 아버지 역시 복지원 피해자다. 1984년 부산형제복지원 입소. 1987년 형제복지원 사건으로 서울 소년의 집으로 이송, 서울 마리아 갱생원을 거쳐 1992년 사회에 나왔다. 구두 가공 노동자부터 배달원까지 다양한 직업을 거쳤다. 공사판에서 산업재해를 당한 후에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살아가고 있다. 오랫동안 헤어졌던 누나와 아버지를 찾은 후 그들을 보살피며 가족이 함께 살게 될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글 :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며,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다.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에서 ‘LA 폭동’으로 귀결된 한인 중간 상인 계급과 슬럼 흑인 저계급 간 충돌을 커뮤니케이션 위기 측면에서 살펴본 「한·흑 갈등: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의 일 고찰」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귀국해 방송개발원 책임연구원과 강원대학교에서 교수 생활을 했다. 『한국언론학보』, 『방송학회보』, 『언론과 사회』, 『문화/과학』 등에 수십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현대 대중문화의 형성』(공저), 『다큐멘리와 역사』(공저), 『신화의 추락, 국익의 유령』(공저), 『당신들의 대통령』(공저)을 비롯한 다수의 저작이 있다. 『텔레비전 오락의 문화정치학』(공저)으로 한국언론학회가 주는 ‘올해의 저술상(희관언론상)’을 받았다.  

글 : 박래군

인권운동가. (재)인권재단 사람이 세운 인권센터 ‘인권중심 사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거쳐 인권운동을 하게 된 건 동생의 죽음 때문이었다. ‘새 세상’을 꿈꾸던 동생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30년 가까이 인권의 현장을 다니고 있다. 힘없는 사람들이 겪은 억울하고 부당한 사건을 풀어내기 위해 함께 싸우고 함께 버텨온 시간이었다. 비폭력 불복종운동을 신념으로 삼고 활동하다보니 감옥에도 여러 번 다녀왔다. 지금도 이 사회 곳곳에서 ‘인간의 권리’를 찾아내는 일이 주업무인데, 틈틈이 지속가능한 인권운동의 조건을 고민하기도 한다.  

목차

발문 : 소년은 그들과 이어진 벼리이다 _ 안영춘

1부 : 살아남은 아이

선아, 우리 연두다리 안 갈래 _ 한종선
들어가며 : 생존자의 이야기
아버지
누나, 나의 누나
복지원으로
어린 나이의 군대 생활
잘하는군
아프더라도 참아라
살려 주세요!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니 누나 저 오네!
잘 지냈냐?
소년의 집으로
이 돈 가지고 꺼져
짐승의 눈을 하고 있어
나는 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산재로 찾은 누나와 아버지
선아, 우리 연두다리 안 갈래?
흉가나 빈집 버려진 집 없나요?
짐승에서 사람으로
칼로. 칼로.
묻힌 사건이 한둘이어야 말이지.
빚을 내서라도 리무진 택시를
기꺼이 썩은 동아줄을
그땐 너무 늦다.
나오며 : 나는 희망합니다

짐승의 기억 _ 한종선

남은 이야기 : 나의 동아줄들 _ 한종선

2부 : 괴물들의 대화

짐승들의 우리와 그 바깥 인간의 시간 _ 전규찬
: 현대판 수용소 출신 형제가족에 관한 역사 ‘소설’
그와의 사건적 조우와 글쓰기 작업의 대화적 구상
‘부랑인’이라는 주체의 구성, 인간 같지 않은 괴물의 탄생
5·16 직후의 ‘사회 정화’와 ‘부랑인’의 집단 단속
‘부랑인’ 강제 수용의 오래된 역사와 ‘생활올림픽’의 정치학
‘내무부 훈령 410호’와 형제복지원의 탄생
복지원, ‘합법적 수용’과 위법적 강제구금의 겹친 공간
수용소 입소, 야수 떼들의 우리로의 환대
복지원이라는 군사시설, 군대생활의 이야기
살인적 폭력의 문화, 집단 체벌의 군기
신체고문의 폭력체제, 영혼구제의 사목권력
전시되지 않을 소년의 강간과 정신분열증 환자를 위한 특별병동
1987년, 박종철 사건과 형제복지원 사건 겹침의 시간
형제복지원의 공식적인 폐쇄, ‘형제복지원사건’의 정리
망각된 죽음의 지속상태와 구제된 복지재단의 영원지속
복지원 사태에 대한 시효 말소될 수 없는 책임의 귀속
청취의 공통임무와 문화연구의 특별한 책임

형제복지원 사건과 침묵의 카르텔 _ 박래군
노예의 섬, 양지마을 사건
형제복지원과 박인근
사회복지시설의 어두운 역사
침묵의 카르텔과 은폐의 메커니즘

후기 _ 전규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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