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가 보이는 그림책 시리즈 8권. 2011년 영등포 도림동에 있었던 재개발 이야기를 판타지한 구성으로 담아낸 그림책이다.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를 판타지하게 구성하여 마지막장까지 오랜 여운을 남긴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읽으며 재개발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도시 재개발로 인해 좌절감을 가졌던 아이들에게 위로와 힘을 전한다.
주인공 소녀는 친구들이랑 강아지 랑이와 뛰어놀던 동네를 떠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곧 재개발로 인해 이사를 가야만 한다. 정들었던 골목길, 엄마 아빠가 일하는 곳,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성당. 이 모든 기억이 이제 사라진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소녀는 랑이와 함께 이사를 가기 전 마지막으로 동네를 산책한다. 조금 더 오래 이곳의 추억을 가슴속에 담고 싶은 것이다.
전깃줄을 타고 우리 동네 집들을 한눈에 바라보기도 하고, 고양이 치루치루와 인사도 나눈다. 그때,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곳에서 희미한 빛이 비친다. 소녀와 랑이는 그곳으로 간다. 어쩌면 저 빛 너머에는 소녀와 랑이가 환하게 웃을 수 있는 한줄기 희망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직 어린 소녀가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현실이 눈앞에 펼쳐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