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는아이 창작동화 ⑭
『바람에 날아간 호랑이』
자연의 주인은 사람이 아닙니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바람에 날아간 호랑이』는 자연의 일부분일 뿐인 사람이 자연의 주인인 것처럼 일삼는 행동을 동물의 시선으로 그려나가는 창작동화입니다.
초등학생 준이는 추석이 다가오자 할아버지 댁에 갑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살고 있는 마을이 시끌벅적합니다. 산에서 내려온 멧돼지 때문에 온 마을이 엉망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총을 쏘거나 올무를 쳐서 멧돼지를 잡아 죽입니다. 준이네 할아버지 밭도 엉망이 된 것을 본 준이는 한 가지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준이는 할아버지 댁에 걸려 있는 커다란 달력을 찢어 뒷면에 크레파스로 호랑이를 그리더니 가위로 쓱싹쓱싹 자릅니다. 그러고는 펄럭이는 종이호랑이를 할아버지 밭에 쳐놓은 울타리 그물에 붙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세차게 불어온 바람에 종이호랑이가 날아가버립니다. 종이호랑이를 잡으려고 한참을 쫓아간 준이는 그만 산속에서 길을 잃고 맙니다.
동물과 사람이 서로를 배려하며 공존하다!
준이는 산속에서 종이호랑이가 살려달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이때부터 준이는 동물들이 말하는 게 들리기 시작합니다. 우연히 만난 조용한방패(멧돼지)와 말많은꼬리(다람쥐)의 이야기를 들으며 준이는 동물 친구들이 왜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내려오게 되었는지 알게 됩니다. 하지만 준이는 밭을 엉망으로 만든 멧돼지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멧돼지 역시 인간만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저지른 행동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저자는 화자인 종이호랑이를 중심으로 준이와 동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문제 해결 과정에서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이어갑니다.
종이호랑이와 말많은꼬리, 조용한방패는 벼락송곳니(멧돼지)와 맞서 싸워가며 준이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준이는 동물들과 함께 지내며 그들을 좀 더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게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집으로 무사히 돌아온 준이. 종이호랑이는 준이와 동물 친구들을 불러보지만 아무도 종이호랑이가 외치는 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다음날 종이호랑이를 발견한 준이는 산속 바위 위에 종이호랑이와 연고를 올려놓습니다. 몸과 마음이 다친 조용한방패가 얼른 나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바람에 날아간 호랑이』는 동화책 주인공들의 개성 있는 이름 설정,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문체,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탄탄한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서로 배려하고 교감하는 과정에서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며 생명의 소중함을 조용히 일깨워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