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득 동시집 『옛날 옛적 나무에 재미가 주렁주렁』
_동시로 담아낸 근현대사
신현득 선생님의 동시집을 통해
우리나라의 시대적 풍경을 엿보다!
시인 신현득 선생님의 살아온 이야기를 동시로 담아내다
신현득 선생님은 일제 강점기에 유년 시절을 보냈고, 해방 이후에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으며, 격동의 시기에는 어린이 한국일보 기자로 일하였습니다. 이후에는 대학 강단에서 동시를 가르치며 30여 권의 동시집을 출간하였습니다. 근현대사를 살아온 동시인의 시선에 비친 우리 아이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이 동시집은 크게 6부로 나누어 각 장의 주제에 맞는 동시로 구성하였습니다. 1부는 신현득 선생님의 어릴 적 일상생활과 재미난 놀이의 추억이 전개됩니다. 2부는 학교생활과 할아버지 이야기를, 3부는 학교생활 이후의 모습과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4부에서는 당시 결혼 문화를 비롯한 사회 모습을, 5부에서는 어머니의 역할과 사랑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마지막으로 6부는 일제 강점기 이후 해방과 한국전쟁으로 인해 변화된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를 동시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옛날 옛적 나무에 재미가 주렁주렁』동시집은 신현득 선생님이 살아온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 한 권의 동시집을 통해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읽기 쉽고 재미있게 알아갈 수 있습니다.
동시로 역사 공부를 재미있게 하다
신현득 선생님의 어린 시절에는 구슬치기, 딱지치기, 윷놀이가 그 어떤 놀이보다 재미있었습니다. 책보에 배움책뿐만 아니라 도시락을 같이 싸서 한쪽 어깨에 메고 학교에 다녔습니다. 학교 공부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올 때는 빈 도시락이어서 책보를 허리에 매고 뛰어왔습니다. ‘덜걱덜걱’ 소리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말입니다.
돌아올 때는 책보를
허리에 걸쳐 매고
잿말랭이서부터 뛴다.
마을 동무 다섯이
같이 뛰었지.
빈 도시락과 필통이
“덜걱덜걱! 덜걱덜걱!”
좋다며, 내는 소리.
_「고마운 책보」 중에서
어머니가 무명으로 짜 주신 낡은 책보지만 신현득 선생님은 몇 년 동안 자신의 역할을 다 해준 책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학교 공부가 끝나면 소 먹이는 목동이 되었고, 물지게로 물을 길어 왔고, 지게를 메고 나무를 해왔습니다. 겨울방학이면 가마니를 짰고, 짚신 삼는 공부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찾아볼 수 없지만 당시 사람들의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도 있었습니다. 신기료장수는 신을 기워 주었고, 솥땜장이는 마을을 돌며 솥을 때웠고, 기계가 방아를 찧는 정미소가 마을에 생기자 사람들은 들썩들썩하였습니다.
어머니는 밤새도록 무명실을 자았고, 어머니의 베틀 소리를 자장가로 아기는 잠이 들었습니다. 먹을 게 떨어질까 걱정이던 어머니는 보릿고개가 없는 세상에 살기를 바랐습니다.
야학으로 한글을 배우기도 했던 그 시절, 1945년 드디어 우리나라는 해방이 되었고, 태극기를 휘날리며 만세를 불렀습니다. 우리말, 우리 역사를 배웠고, 일제 식민지 교육의 잔재를 없애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런데 평화롭던 시간이 그리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습니다. 뜻하지 않은 삼팔선이 그어져 우리나라는 남북으로 나뉘었고, 결국 한국전쟁이 일어나 피난 생활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아픈 역사의 현실을 겪었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우리 민족의 삶을 마지막 장에 동시로 담아내 긴 여운을 남겨줍니다.
피난에서 돌아와
학교 공부 시작되었다.
교실은 야전병원으로 양보하고
전교생 노천수업이다.
지붕 없는 교실.
영이, 바둑,
순이, 철수.
바둑아 바둑아 이리 오너라···.
깔개를 깔고 앉아, 책을 읽었다.
교실보다 못할 것 없다.
나비도 날고, 새 소리도 들린다.
지붕 없는 교실!
_「지붕 없는 교실」 중에서
80세가 훌쩍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동시를 써온 신현득 선생님의 서른한 번째 동시집 『옛날 옛적 나무에 재미가 주렁주렁』은 선생님의 삶의 모습과 과정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쉽게 배우고, 재미있는 옛말도 익히며 할아버지, 할머니의 어릴 적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세요.
• 경북 의성 출생(1933).
•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부 입선(1959).
• 첫 동화집 『나무의 열두 달』(교학사, 1980).
• 제15 동화집 『사람과 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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