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연의 숲,
원미동으로 출근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무수히 많은 타자 중 한 명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 책, <나는 인연의 숲, 원미동으로 출근합니다>에서는 우리의 관계를 타자 이상으로 끌어올립니다. 수많은 생은 돌고 돌아서, 현재의 나를 만들고 있다고. 그래서 지금 우리가 하는 생각,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업식(業識)으로 저장되고, 다음 생에 발현된다고 한다고. 즉, 현생에 거주하는 사람과 사물 모두가 현재 인연의 층을 다져나가고 있다는 말입니다.
결국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은 나와 닮은 당신이기에 소중하고, 타인의 생사고락이 내 삶의 한 부분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작가는 인연 짓는 일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영순 엄마, 복심 엄마, 정민 아빠, 양림 엄마 등이 그들입니다. 이들의 고통이 작가의 마음에 빠르게 흡수되는 이유도 이러한 인연의 업식 행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세상 끝에서 만난 우리들 이야기
어쩌면 우리는 매일 반복적으로 세상 끝에 서성거리는지도 모릅니다. 어떤 고통, 어떤 상처가 나에게 찾아오면 두려움과 외로움에 혼자가 되고, 조각배를 탄 채 망망대해에 떠 있는 기분에 휩싸일 것입니다. 거기서 바라보는 수평선이 세상의 끝이고 말입니다.
이 책에 소개된 많은 이야기는 어쩌면 세상 끝에서 퍼 올린 이야기입니다. 오랫동안 환자들을 돌봐온 작가 김서영 원장이 목격한 그곳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목격에서 끝이 아니라 작가는 환자들과 따뜻한 말동무가 되고, 눈에 눈물이 가득한 그들에게 내 일처럼 위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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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길 살다 보면
꽃길 지나 가시밭길도 만납니다
돌작밭길도 만납니다
가시에 찔리고 돌멩이에 걸려 넘어질 땐
지나온 길 바라보며 뒤로 걸어봤지요
_본문 <뒤로 걷는 추억 꽃길>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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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절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또 지난 시절은 모두 매콤하고 달달하고 씁니다. 지난 세월을 추억하는 건 지금을 잠시 잊게 하고, 고통을 치유할 수 있는 힘의 근원이 됩니다. 세상 끝에 서 있는 많은 이들이 캄캄한 벽을 보고 통곡을 할 것이 아니라, 뒤를 추억하며 그들에게 삶을 반추할 수 있는 시간을 던져주려는 마음이, 이 책 곳곳에 묻혀 있습니다.
이 책, <나는 인연의 숲, 원미동으로 출근합니다>는 그동안 원미동에서 출발해서 세상 끝에 선 많은 사람을 응원하고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이 한 편의 시, 에세이처럼 하얀 백지에 까맣게 스며있습니다.
2009년 2월, 부천시 원미동에서 개인 진료를 시작한 김서영 원장은 현재까지 원미동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몸의 치료를 위해 마음을 보듬고, 함께 삶을 공유하고,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것. 그 모든 것들이 의사로서의 책무라 생각하고 행하고 있습니다. 그 시간 속에 수많은 사연을 담은 『원미동 연가』 『사랑해 풀꽃 이불 덮을 때까지』를 썼고, 사람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으로 꾸준히 글을 쓰고 있습니다.
· 볼리비아·파라과이·브라질·필리핀·중국·티베트 의료봉사
작가의 말 02
1부 원미동 이야기
인연 11
인연 만들기 14
수요일 오후 첫날 16
세월의 주름까지도 고운 여인 18
희망이라는 두 글자 20
환자의 아픔이 몸으로 느껴질 때 24
엄마의 걱정 27
엄마의 환한 미소 28
검은 언어 30
홀로 엄마 32
오랜 단골 환자의 하늘길 34
지우고 또 지우고 36
텔레비전 꺼주세요 38
오늘 얼마 벌었어요? 40
추억으로 남은 엄마 41
먼 여행 떠나신 춘자 엄마 42
하늘길 오르신 정자 엄마 43
뿌연 하늘빛 45
옥수수 알알이 맺힌 마음 46
우리의 보물 48
시간은 이별을 준비한다 50
나를 내려놓았을 때 51
병원 이전을 소망하며 53
굳은살 54
흐릿한 하늘 아래 파란 희망을 꿈꾸며 56
없는 길을 만들며 57
원미동의 소리 60
2부 하늘의 별이 되신 당신이 그리워서
만족과 감사를 아셨던 내 엄마 65
눈꽃 67
어머니 눈물 68
억은 향기 되어 70
눈물 꽃 71
낙엽이 질 때면 72
이슬이 되고 73
달이 지고 별이 질 때 74
엄마별 75
달빛 언어 76
엄마의 얼굴 78
3부 참 좋은 사람
사랑한다는 건 83
사랑이란 84
견딤 85
이렇게 사랑하자 86
저녁노을처럼 87
꿈 88
걷다가 89
외롭다는 건 91
안부를 묻다 92
사랑이 슬퍼 93
너처럼 94
바람이 정해준 길 95
인생길 걷다가 98
사람 냄새나는 사람 99
4부 사람살이
나 하나의 불빛 103
연잎 104
예쁘게 물들다가 105
마음자리 106
받아들이기 108
구속 110
용기와 지혜 112
불편한 익숙함 113
또 다른 시작 115
감사하는 삶 116
꽃길 118
인연과 운명 120
위기 121
세상이라는 무대 124
희극과 비극 125
놓으면 오는 행복 127
행복하게 128
인생길 129
별일 없는 시간들 130
표현하기 131
그대 지금 132
변화의 두려움 134
불편한 익숙함 136
희생과 배려 138
행복하기 연습 140
갈무리 142
아름다운 인생길을 원하거든 143
뒤로 걷는 추억 꽃길 144
유통기한 145
순리에 따르는 산천초목(山川草木) 146
하루 사이에 148
먹구름 속일지라도 149
은행잎이 가는 길 150
세월 마법사 151
행복이란 153
약점 154
소통은 맞장구 155
사람 냄새나는 그대 156
절망의 끝 158
마음 바람 160
차 한잔 161
하나의 몸 163
잃음과 얻음 164
시는 노래가 되어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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