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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에 걸린 동심 사계절로 노래하다

송고시간2019-07-3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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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자 동시집 '그 많던 감들은 어디로 갔을까'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까치야!/ 밥 좀 깨끗이 먹으렴// 우리 할아버지가/ 너희들 먹으라고/ 남겨놓은 까치밥// 왜 자꾸/ 파먹다 안 먹어?/ 먹기 싫어?/ 맛이 없어?// (중략) 까치야, 까치야/ 제발 한 개 맛있게 냠냠/ 다 먹고 나서/ 또 다른 홍시 먹으렴' (동시 '까치야, 까치야' 일부)

아동문학계 원로인 박예자는 새 동시집 '그 많던 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에서 감나무와 함께한 사계절을 동심에 실어 띄운다.

오랜 시력(詩歷)이 나이테처럼 새겨진 노시인이지만 여전히 대여섯살 소녀 같은 순수한 마음이 시집 곳곳에서 묻어난다.

'첫눈이/ 살짝 왔다 그쳤다// 할아버진/ 호미로/ 감나무 등껍질을/ 살살 벗기신다//(중략) 감나무 등껍질 속에/ 벌레알이 살까 봐/ 벗기신대// 후략' (동시 '벌레알이 살까 봐' 일부)

동시집은 봄, 여름, 가을, 겨울, 4개 장으로 이뤄졌다. 마당에 있는 감나무 네 그루가 계절마다 다채롭게 변해가는 모습을 노래하며 생명의 순환과 경이로운 삶의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준다.

사계절에 따른 감나무의 변화는 성장 소설이거나 '시'라는 그릇에 담은 자연과학 교과서로도 읽힌다.

박예자는 특히 유아와 저학년 동시 분야에서 지평을 넓힌 것으로 평가받는다. 초등학교 교사로 오랫동안 아이들을 가르쳤고 1996년 '자유문학' 동시 부문을 통해 등단했다. '아동문학세상' 동화 부문에서도 신인상을 받았다.

'책가방 없는 날', '혼날까 봐 쓴 일기', '내가 말썽쟁인가요' '오줌 싸서 미안해요, 할머니','열아홉 살 선생님' 등 동시집이 있다. 한국아동문학창작상, 자유문학상, 이주홍 아동문학상, 단국문학상, 한국문협작가상 등을 받았다.

윤은경이 삽화를 그렸다. 리잼 펴냄.

그 많던 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 많던 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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