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개를 키울 수 있는 자격>
반려견이 사람을 물지 않으려면
강아지 때 사회화 교육이 중요
독일은 사람, 물건, 상황에 대한
공격성 검사 후 치료 여부 결정
독일의 하노버 수의과대학에서 공부하고 반려동물 행동치료 전문자격증을 가진 수의사인 셀리나 델 아모가 지은 책 <개를 키울 수 있는 자격>을 보면, 반려견이 사람을 무는 행동은 건강함, 훈련, 통제 등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했다. 독일은 2002년 동물보호를 국가의 의무로 명시할 만큼 동물복지 수준이 높다.
반려견이 물어서 일어나는 사고는 대부분 사적 공간에서 발생하고, 가장 자주 피해를 보는 사람은 가족이나 친구, 이웃이다. 그리고 사고의 원인은 반려견의 요구를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강아지 때 받는 사회화 훈련으로, 반려견으로 인한 갈등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을 번역한 건국대 3R동물복지연구소(3R은 동물실험 관련 3가지 동물복지원칙)의 부소장인 이혜원 수의사는 “생후 2주부터 생후 12주까지 다양한 경험을 해 개 스스로 참고할 만한 사회화를 시켜줘야 한다”며 보호자와 집 말고도 다른 사람, 다른 환경의 자극을 경험하는 것이 강아지의 행동발달에 큰 영향을 준다고 했다.
이중 무는 버릇은 태어날 때부터의 특성이 아니라 생후 2주부터 5~6개월까지 학습하는 버릇이다. 같은 강아지를 통해 얼마나 세게 물어도 되는지 놀이를 통해 자신의 행동을 조절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이빨과 힘을 조절할 때만 사람과 함께 놀 수 있다는 것을 배운다. 하지만 국내 입양 문화에서는 생후 2~3개월 혹은 그 이상 강아지 시절에 펫샵에서 보호자에게 분양되길 기다리느라, 입양 초기 강아지 사회화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고려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었다. 이렇게 강아지의 품행이 강아지가 무엇을 배웠냐는 것과 연결하는 동물복지선진국에서는, 사람을 공격하는 문제견을 포기하지 않고 교화시키는 노력을 한다. 베젠스테스트(Wesenstest)는 개의 공격성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고 치료하기 위한 검사이다. 전문 지식을 갖춘 수의사가 공격성의 원인을 파악하고 수의사의 치료 계획에 따라 교정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부소장은 “진단서를 작성해주면 보호자가 주기적인 행동치료와 약물치료를 한다. 기질테스트는 주로 한적한 외부에서 하는데 예를 들어 노인, 몸이 불편한 사람, 아이 등 일반 사람과 다른 행동을 할 때 개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거나 간식을 주다가 멈췄을 때 좌절감에 공격하는지, 갑자기 우산을 폈을 때 행동, 아이들 울음소리가 들릴 때 반응, 공을 던졌을 때 공에 대한 집착의 정도 등 다양한 상황을 관찰한다. 경고만 하는 건지 경고도 없이 무는지 작은 차이도 다 검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질테스트 후에도 수의사가 치료 가능성이 없다고 보면 최악의 경우 안락사를 하기도 한다.
책에서는 “개가 공격하는 가장 일반적인 이유는 무언가를 잃을 것 같은 불안이나 두려움 때문이다. 또 질병, 통증, 몸의 불편함과도 관련이 있고 분노나 좌절감 등의 감정도 한 이유가 된다”고 쓰여있다.
독일은 개보다 보호자의 책임을 강하게 요구한다. “보호자는 반려견의 행동으로 발생하는 모든 피해에 대해 책임을 진다. 동물은 예상 밖의 행동으로 위험 상황을 만들 수 있으므로, 보호자에게는 엄격한 법적 책임이 따른다. 해당 법규에서는 단순히 반려견을 소유하는 것에서 나아가, 반려견의 몸을 통제하고 견주라면 마땅히 가져야 할 관심과 애정을 강조한다”고 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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